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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을을 만끽하는 러프 캠핑

문화포털 기자단 2015-10-20
제주 가을을 만끽하는 러프 캠핑

제주 가을을 만끽하는 러프 캠핑

 


 

‘러프 캠핑(Rough Camping)’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글램핑(Glamping)과는 반대되는, 원시적인 캠핑 생활을 뜻하는 용어로, 시설을 갖춘 캠핑장이 아닌 자연 속에서 즐기는 캠핑을 의미하며 와일드 캠핑(Wild Camping)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편안하고 쾌적한 숙소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불편과 부족함을 찾아 떠나는 것은 이색 체험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자연과 동화되고 싶은 인간 본능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캠핑을 규제하는 엄격한 법규가 없기에 러프 캠핑이 자유로운 편입니다. 모자란 것은 자연에서 구하고, 불편마저 즐거움이 되는 러프 캠핑의 국내 최적지는 제주도가 아닐까 합니다. 제주의 자연 풍경 속에서는 어디서든 텐트만 던지면 멋진 캠핑이 시작됩니다.  제주 러프 캠핑의 세계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 글램핑(Glamping) : 화려하다(glamorous)와 캠핑(camping)을 조합해 만든 신조어로 필요한 도구들이 모두 갖춰진 곳에서 안락하게 즐기는 캠핑을 뜻함

 



 

텐트를 던지면 캠핑장이 되는 제주

 

제주에는 무수한 오토 캠핑장과 시설을 잘 갖춘 야영장이 있습니다. 안락하게 캠핑 맛보기를 원하는 분을 위한 글램핑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눈을 뗄 수 없는 제주의 풍경 앞에서 텐트를 치고 쏟아지는 별을 덮고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혹은 현지인의 일상 안에 녹아든 캠핑을 경험하고 싶다면 러프 캠핑을 추천합니다. 정해진 장소가 있는 것이 아니니 눈과 마음에 들어온 풍경 앞에서 멈추시면 됩니다.

 




제주 해안 마을에 마련된 잔디 공원 ⓒ 문화포털 기자단 김채윤

 


제주 해안 마을을 따라 달리면 마을마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 널찍하게 마련된 잔디 공원이 있습니다. 캠핑에 제약은 없습니다. 보통 지붕이 있는 쉼터도 함께 마련되어 있어,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갑작스러운 비가 내렸을 때 물품을 잠시 보관하기에도 수월합니다. 캠핑족들이 종종 나타나기 때문에 현지인들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라 마을 안에서 안전함과 함께 자유로운 캠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마을과 애매하게 떨어져 으슥한 곳보다는 집들이 있고 사람이 오가는 장소가 안전합니다.

 



 



제주 해안 마을 잔디 공원에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 문화포털 기자단 김채윤



잔디 공원에서 불을 피우게 될 경우에는 따로 화덕과 숯불을 준비하거나 버너와 코펠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요리에 큰 뜻이 없다면 간단하게 물만 끓여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캠핑용 즉석식품도 많이 나오고 있으니 활용하셔도 좋겠습니다.

 



 

 


제주 중문 하얏트호텔 뒤편 숨겨진 바다 ⓒ 문화포털 기자단 김채윤

 


마을에서 벗어날 것 같으면 차라리 깊은 곳을 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숲이 우거지거나 외따로 떨어진 바닷가라면 텐트 등의 운반에 힘을 좀 써야 하지만 비경 앞에 서면 투덜거림도 사라집니다. 물론 한라산 국립공원, 오름, 사유지에서 취사와 야영은 불법입니다.



 

 



러프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 문화포털 기자단 김채윤

 


풀이 없는 곳을 찾아 돌을 쌓아 화장실을 만들고, 화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캠프파이어를 했다면 불씨가 남아있지 않도록 주의하고 바닷물로 세제를 사용한 세척은 지양합니다. 대신 물티슈와 코인 티슈 등을 이용하도록 합니다. 주변의 자연물을 활용해 하룻밤을 지냈다면 제자리에 돌려놓고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쓰레기는 모두 수거해서 버려야 합니다. 마을마다 재활용품 분리수거함과 종량제 봉투 쓰레기 수거함을 비치한 공간이 있습니다.



 

 

캠핑 고수는 가을과 겨울을 택한다

 



10월의 제주 가을 억새 ⓒ 문화포털 기자단 김채윤

 


캠핑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은 여름이라고 생각하는 분 많으실 겁니다. 그러나 흘러내리는 땀, 모기와의 전쟁, 북적이는 사람들이 싫어 가을과 겨울에만 캠핑을 떠나는 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캠핑의 묘미인 캠프파이어 역시 서늘한 어둠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제주에는 지금 가을 억새가 절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금빛 억새의 장관은 11월까지 계속된다고 합니다. 날이 선선해지면서 바다빛은 더욱 푸르고 밤하늘의 별은 부서진 유리처럼 빛나는 요즘입니다. 자연 안에서 호흡하는 러프 캠핑이 제주 가을을 만끽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러프 캠핑 ⓒ 위키미디어



국내 캠핑족들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 캠핑산업 규모는 6,000억 원으로 2008년 200억 원에 비해 6년 만에 30배가 늘었다는 소식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러나 고가의 캠핑용품을 다양하게 구매하는 것이 캠핑 준비의 첫걸음은 아닙니다. 도리어 많은 물품이 짐이 되고, 고가용품이 상할까 전전긍긍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가벼운 텐트, 침낭, 매트, 간단한 조리도구와 식재료만 준비한다면 당장 떠날 수 있는 것이 러프 캠핑입니다.

 

러프 캠핑에서 아마도 가장 불편한 것은 화장실 문제일 것입니다. 화장실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면 비수기 해수욕장에서 캠핑하시는 건 어떨까요. 해수욕장은 폐장해 샤워시설 등은 이용하기 어렵지만, 공중화장실은 개방되어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어 이용에 편리하면서도 자연 속의 캠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캠핑 초보라면 오토캠핑장과 글램핑장에서 워밍업을 거치는 것도 러프 캠핑으로 향하는 가벼운 시작이 될 것입니다. 

 


* 참고 자료

[헤럴드경제]
- 캠핑족 300만·6000억 시장…더위보다 뜨거운 ‘캠핑 대한민국’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50527000291&md=20150527110239_BL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김채윤(글) / 장수영(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