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 문화공감 > 공감마당 공감리포트

공감리포트

최신 문화이슈와 문화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문화공감

‘김~치’를 맛보러 떠나요!

문화포털 기자단 2015-10-21
‘김~치’를 맛보러 떠나요!

 ‘김~치’를 맛보러 떠나요!
- 인사동 ‘뮤지엄 김치간’을 중심으로 - 

 

 


“입동 전후 5일 내외로 담근 김장 맛이 제일 좋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입동(立冬, 2015년 11월 8일) 무렵이면 집집마다 주부들은 소금에 절인 통배추에 빨간 양념을 덧칠하는 ‘김장’을 합니다. 김장하던 날 갓 만들어진 김치의 싱싱한 맛과 양념에 비벼 먹는 밥의 맛은 아주 일품입니다. 이렇게 김장하는 일은 집안의 큰 잔치여서 이웃집과 나눠 김장을 담았던 어린 날의 기억이 떠오르곤 합니다.

 

오늘날 건강음식으로 널리 알려진 ‘김치’는 본래 우리 조상들이 수분이 많은 채소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여 만든 음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무, 배추, 열무 등의 채소를 소금에 절인 후 양념과 혼합해 발효시키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었답니다. 자, 다가오는 김장철을 맞아, 김장의 추억도 회상하며 가까이 우리 김치에 대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합니다.

 
 


김치마당, 우리 앞마당으로 걸어가요!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뮤지엄 김치간’에 가면, 김치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이곳은 1986년 풀무원에서 설립한 국내 최초의 김치박물관이기도 합니다. 설립 이후 30여 년 간 ‘풀무원 김치박물관’이란 이름으로 제 역할을 하다가, 리모델링을 거쳐 2015년 4월 21일 ‘뮤지엄 김치간’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재개관했습니다. 기존의 박물관이 유물과 모형 중심의 전시로 구성되었다면, 현재 실물과 디지털 콘텐츠 중심의 전시로 변화되었습니다. 이제 이곳 전시공간은 4층부터 6층까지 층별로 디지털 방식의 체험 전시와 다채로운 볼거리들로 가득합니다. 

  

 



새롭게 바뀐 뮤지엄 김치간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장명선

 

 

4층 전시장은 ‘김치마당’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곳은 김장문화에 관한 유물, 영상, 게임 등을 접할 수 있는 곳입니다. 계단식 의자에 앉아 영상을 보고, 간단히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의자와 마주 보고 있는 커다란 화면 속 영상은 짧지만 김장을 담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담겨 있어 어떤 전시가 이어질지 궁금증을 품게 만듭니다. 계단이 자리한 벽면에는 9줄에 걸쳐 김치의 옛말들이 가지런히 적혀있습니다. ‘디히’, ‘침채’등 익숙하게 들었던 옛말들도 있지만, 생소한 단어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김치문화는 이 땅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왔던 것임을 다시금 느껴봅니다.  

  

 


 
김치마당의 이모저모 ⓒ 문화포털 기자단 장명선

 

 

넓은 마당에서 김치 담는 일이 빠지면 서운하겠죠. 이곳에서도 역시 게임을 통해 통배추김치와 물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영상 아래에 놓인 김장 플레이 인터랙티브를 통해 가상으로 김장 체험을 하게 됩니다. 또한 그 뒤편에는 강원도의 ‘피나무 김칫독’과 ‘하늘에서 본 장독대’라 불리는 벽면에 빼곡히 채워진 각 지방별 다양한 장독대의 뚜껑이 하나의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마치 김장하던 우리네 앞마당처럼 넓은 공간에서 김치를 다양하게 즐기며 한 발짝씩 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김치사랑방과 과학자의 방 ⓒ 문화포털 기자단 장명선

 

 
 

김~치! 눈과 귀로 맛보세요!  

 

김치마당의 우측에는 기획 전시실인 ‘김치사랑방’이 위치해있습니다. 재개관 후 첫 기획 전시로 세계적인 뉴미디어그룹인 김치 앤 칩스와 공동으로 기획한 ‘김치 미소전’이 전시 중입니다. ‘하나 둘 셋, 김~치’라 외치며 환한 미소를 머금은 사진을 찍듯, 이곳에서도 카메라 앞에 서서 환히 웃으면 앞의 모니터에 미소 사진이 올라갑니다. 그 사진은 종이박스로 제작된 설치물에 투영돼 한동안 방명록처럼 이 공간에 남게 됩니다. 말하자면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직접 만드는 예술작품이자,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전시인 셈입니다.

 

기획 전시실 좌측에는 실험실 분위기로 구성된 ‘과학자의 방’이 있습니다. 테이블에 놓인 모니터의 화면을 터치해 설명을 보면서 김치의 유산균에 대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과학자처럼 전자현미경에 나타나는 유산균의 움직임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김치가 얼마나 우리 몸에 유익한 음식인지 직접 눈으로 체험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이어서 5층 전시장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김치로드라 붙여진 이 계단 길을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나는 소리에 귀 기울여 봅니다. 그 소리는 김치를 먹을 때 나는 ‘아삭아삭’소리처럼 들립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김치 공부방’이라는 공간과 마주하게 됩니다. 입구 왼쪽의 벽면에는 김치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된 패널도 있고, 그 앞에는 김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는 영상실이 있습니다. 앞에서 본 곳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전시공간이었다면, 이곳은 다소 정적인 느낌으로 쉬면서 눈으로 김치를 공부할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짧은 영상이지만 많은 이들에게 여운을 남길 법한 내용들로, 우리나라에서도 가까이 일본에서도 얼마나 오랫동안 김장문화가 전승되어왔는지 이해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김치 공부방의 이모저모 ⓒ 문화포털 기자단 장명선

 
 

 

김치가 내는 소리를 듣고, 맛보세요!  

 

영상을 보고 나서 위층의 전시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6층 계단으로 가기 직전에 ‘김치움’이라는 전시공간이 있습니다. 이곳은 김치를 4℃ 온도의 냉장시설에 저장해둔 실물 전시공간으로, 한국의 김치 12개, 세계 절임채소 12개로 총 24개의 음식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김치의 종류도 보고 소리, 냄새, 온도를 눈앞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김치냉장고의 문을 연 듯 금세 시원해집니다.  

 

진열된 음식들은 6개월마다 교체된다 하니 1년에 두 번 꼴로 다양한 김치들을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알록달록 냉장 김치들을 보고 있는 동안 한 쪽에서 신기한 소리가 들립니다. ‘톡톡’마치 물방울이 터질 때 나는 소리와도 같습니다. 이 소리는 김치 유산균이 만들어 낸 탄산 방울이 김치 국물 속에 녹아 있다가 공기와 만나는 순간 톡! 톡! 하고 터지는 것입니다. 김치에 유산균이 많을수록 맛있게 익어 감칠맛이 강합니다. 톡톡 줄기차게 들리는 소리만 들어도, 냉장고에 담긴 김치와 절임채소가 꽤나 맛있을 것 같아 절로 입맛이 다십니다.  

 
 



김치움과 김치 맛보는 방에서의 이모저모 ⓒ 문화포털 기자단 장명선

 


입맛도 실컷 다셨는데 눈으로만 본다면 뭔가 아쉽습니다. 김치의 맛은 어떨지 궁금하지 않나요? 그 맛이 궁금할 관람객들을 위해 6층으로 향하는 길에 직접 김치를 맛볼 수 있는 ‘김치 맛보는 방(시식실)’이 작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방에서는 물김치와 배추김치를 먹으며 김치의 맛을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함께 있던 외국인 관람객이 맛있게 물김치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니, 우리의 김치의 맛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맛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치, 마음껏 느껴보세요! 

 

 



오늘날 김치를 볼 수 있는 다양한 공간 ⓒ 문화포털 기자단 장명선
 

 


오늘날 한국의 김치와 김장 문화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문화입니다. 또한 지난 2013년 12월 5일 유네스코 인류무형 유산으로 지정되며, 이미 그 문화의 우수성과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염두에 두고 6층 전시공간으로 향해봅니다. 6층 전시공간은 김장문화의 근대와 현재를 사실들을 재조명하는 곳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길게 펼쳐진 커다란 디스플레이 모니터가 보이며, 거기에는 온갖 글씨가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바로 이 공간은 ‘유네스코 인류무형 유산 헌정방’입니다. 여기서는 디지털 자료를 통해 김장문화의 현재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김장문화 외에도 멕시코, 터키를 비롯한 국외의 유네스코 인류무형 유산 지정 식문화에 대한 영상과 사진 자료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30여 년간 이어온 박물관의 역사만큼, 김치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볼 수 있는 ‘김치 아카이브’실도 작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컴퓨터 화면을 통해 각종 논문, 사진, 영상 등 과거와 현재의 자료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단, 이곳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인 만큼 한 번 방문하게 되면 아카이브실에서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카이브실 뒤로 펼쳐지는 근대 김장 풍경의 모습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저절로 멈추게 합니다. 김장이 생활의 필수처럼 여겨졌던 1920~30년대 김장날 일화가 담긴 기사와 영상을 보니, 지금과 사뭇 달라 보입니다. 앞에 서서 지나온 그 시대 모습을 조용히 상상해봅니다.  

 

한편, 6층은 김장문화 체험공간도 함께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육 체험이 이뤄지는 대표 공간은 ‘김치공방’, ‘김장마루’입니다. 김치공방에서는 김치 패턴으로 엽서, 스카프 등의 디자인 상품을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김장마루는 아이와 어른이 직접 김치를 담가볼 수 있는 곳으로, 누구나 쉽게 즐기며 김장문화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김치 만드는 과정과 올바른 식습관을 주제로 한 창작 연극 공연 ‘정의의 김치가 떴다’도 수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쉽게 김장문화에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박물관에서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는 모습 ⓒ 뮤지엄 김치간
 


이번 가을, 고향집에 가지 못해도, 직접 김장을 담그지 못해도 아쉬워하지 마세요. 도심에서 김장체험을 즐길 수 있는 ‘뮤지엄 김치간’으로 발길을 돌려보세요. 조금씩 쌀쌀해져가는 이맘때, 미리 이곳에서 김장문화를 보고 또 체험하며 겨울을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요?  

 

 

* 뮤지엄 김치간 정보
- 관람 시간 : (화~일) 오전 10시~오후 7시 ※ 마지막 입장 18:30
- 휴관 : 매주  월요일
1) 일반(19세 이상) 5,000원
2) 8세 이상~19세 미만 3,000원
3) 36개월 이상~8세 미만 2,000원
- 전시 해설 : 1일 4회(11:00/ 14:00 / 15:00 / 16:00)
- 공식 홈페이지 : www.kimchikan.com
- 문의 : 02-6002-6456, 02-6002-6477, 02-2223-2573 

 

* 참고 문헌
- 주영하, '김치문화의 기원과 변화 연구', "민족과 문화"1권, 한양대학교 민족학연구소, 1993. 

 

* 참고 사이트
- 네이버 지식백과(김장문화)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029104&cid=50419&categoryId=50520
- 뮤지엄 김치간 : www.kimchikan.com/
- 풀무원 블로그 : http://blog.pulmuone.com/3774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장명선(글)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