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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하반기를 빛냈던 연극들

문화포털 기자단 2015-12-17
2015년 하반기를 빛냈던 연극들

2015년 하반기를 빛냈던 연극들
- 연극 <에쿠우스> 등 5편 -


 

 

거리에 울리는 구세군들의 종소리를 들으니 벌써 한 해를 보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올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연말입니다. 성탄절과 송년 행사 및 공연들로 가득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올 하반기 연극계를 휩쓴 다섯 편의 연극을 소개합니다. 과연 어떤 작품들이 관객들을 울고 웃기며 벅찬 감동을 선사했을까요?

 

 


1. 타성을 깨는 연극 <에쿠우스>



 

<에쿠우스> 포스터 ⓒ 극단 실험극장


국내에서 무려 40년간 명맥을 이어온 연극이 있습니다. 연극 <에쿠우스>는 신, 인간, 섹스에 대한 고민과 인간의 잠재된 욕망을 한 편의 연극에 아주 잘 녹여낸 작품입니다. 7마리 말의 눈을 찔러 멀게 한 알런 스트랑과 그의 치료를 맡은 다이사트 의사. 이 둘의 만남은 형식적이고 일방적인 만남 같습니다. 그러나 알런을 통해 인간의 생동성 넘치는 본능을 엿보게 된 다이사트는 그를 부러워합니다.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뜨려주는 비주얼과 퍼포먼스, 그리고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까지. 기계적인 사고방식에 벗어나고 싶은 이와 타성에 젖은 연극 관람에 지쳐버린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오는 2015년 12월 11일,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한국 초연 40주년을 맞아 다시 공연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 공연 정보
- 공연명 : 연극 <에쿠우스>
- 기간 : 2015년 9월 4일(금)~11월 1일(일)
- 장소 :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 관람시간 : 120분

 

* 재연 정보
- 기간 : 2015년 12월 11일(금)~2016년 2월 7일
-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 관람시간 : 120분

 

 

2. 인생은 짧은 꿈,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포스터 ⓒ 국립극단


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연극입니다. 출연배우 임홍식 씨가 ‘공손저구’ 역의 분량을 모두 마친 뒤 안타깝게도 생과 작별을 고했습니다. 연극에는 “인생은 짧은 꿈. 북소리, 피리 소리에 맞춰 놀다 보니 어느새 늙었구나”는 대사가 나옵니다. 조씨고아와 주변 인물들이 품어온 20년간의 복수극이 무대에서 펼쳐지는데, 고선웅 연출 특유의 해학과 연극적 생동성이 연륜 있는 배우들과 함께 만나 더욱 맛깔나게 표현됐습니다. 연극은 복수에 대한 재고할 기회를 선물하고, 인생에 대한 회상의 순간을 미리 맛보게 했습니다.

 

* 공연 정보
- 공연명 :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 기간 : 2015년 11월 4일(수)~22일(일)
- 장소 : 명동예술극장
- 관람시간 : 160분

 

 

 

3.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 연극 <키 큰 세 여자>

 


 

<키 큰 세 여자> 포스터 ⓒ 국립극단


연극계의 존경받는 두 여배우가 한 무대에서 만났습니다. 배우 박정자와 손숙의 열연이 빛나는 작품입니다. <키 큰 세 여자>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입니다. 20대, 50대, 90대의 여성들이 만나 ‘여자’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인생을 무대에서 고스란히 재현해냅니다. 극 마지막 무렵 90대 여인은 “가장 행복한 순간은, 다 끝나는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연극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가 그 동안은 이 사실을 망각하며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여자로서 느끼는 회한과 알 수 없는 공감의 감정, 그것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그 아련한 무대가 관객들의 농도 옅은 눈물을 흘리게 했습니다.

 

* 공연 정보
- 공연명 : 연극 <키 큰 세 여자>
- 기간 : 2015년 10월 3일(토)~25일(일)
- 장소 : 명동예술극장
- 관람시간 : 120분

 

 

  

4. 우리가 마주한 ‘믿음’, 연극 <폭스파인더>



 

<폭스파인더> 포스터 ⓒ 두산아트센터


이 연극은 사람들이 여우라는 동물을 가장 두려워하는 세계로 그립니다. 여우는 전염병, 악천후, 인간들의 변태적 성향 등 인간사에 존재하는 모든 재앙과 불행의 원인을 담당하는 존재입니다. 그런 불행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 ‘폭스파인더(여우를 찾는 이)’가 있습니다. 주인공인 주디스와 사무엘은 그와 함께 지내며, 여우(fox)와 폭스파인더(fox finder) 간의 경계가 흐릿해짐을 느낍니다. 결국 그들은 ‘폭스파인더’를 ‘여우’라 외칩니다. ‘불행’의 대항마였던 ‘폭스파인더’가 ‘불행’이 돼 버린 것이죠. 연극은 우리가 ‘믿음’이라고 부르는 것을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터무니없는 믿음, 그러나 맹목적인 믿음. 그리고 극단적으로는 ‘억측(억견, doxa)’이 될 수 있는 ‘믿음’을요. 이런 ‘믿음’을 관객의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서 관망하게 될 때, 견고하다고 생각했던 개개의 믿음의 원리가 허무할 수 있음을 목격합니다.

 

* 공연 정보
- 공연명 : 연극 <폭스파인더>
- 기간 : 2015년 11월 13일(금)~28일(토)
- 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 관람시간 : 100분

 

 

 

5. 거대한 작품, 연극 <해변의 카프카>

 


 

<해변의 카프카> 포스터 ⓒ LG아트센터


일본의 거장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해변의 카프카>는 한국에서 단 5일간 공연됐습니다. 니나가와 유키오가 연출한 이 연극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지닌 한 소년의 이야기로부터 현실과 초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입니다. 특히 아크릴판 상자에 들어있는 모든 오브제들과 배우들은, 이 신비한 세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듭니다. 일본 유명 배우들과 거장 소설가, 그리고 거목 연출가가 함께 만들어낸 이 연극은 관객들의 사실적인 시각을 자연스러운 초현실세계로 인도하면서, 연극의 음악, 연기, 무대가 어느 정도까지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도전합니다.


* 공연 정보
- 공연명 : 연극 <해변의 카프카>
- 기간 : 2015년 11월 24일(화)~28일(토)
- 장소 : LG아트센터
- 관람시간 : 180분


올해 상반기 연극들을 되돌아보는 기사에 이어, 하반기 연극들까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니, 올해 연극계는 참 ‘풍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훌륭한 해외 연출가들부터 못지않게 대단한 국내 연출가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각자의 방식에 의지해 만들어낸 고유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멋지고 아름다우며, 감동적인 순간들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속담처럼, 모든 연극 하나하나가 2015년을 지탱해주는 큰 힘이자, 자산이지 않나 싶습니다. 올해의 연극들을 되돌아보며, 내년에는 또 어떤 멋진 작품들이 관객들의 눈과 귀와 마음을 빼앗을지 기대해봅니다.

 

[문화포털 관련 기사]

- 2015년 상반기를 빛냈던 연극들 :  http://www.culture.go.kr/culture/themeView.do?seq=595


* 참고 자료
- 충무아트홀 (http://www.cmah.or.kr/)
- 국립극단 (http://www.ntck.or.kr/)
- 두산아트센터 (http://doosanartcenter.com/)
- LG아트센터 (http://www.lgart.com/)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장기영(글) / 장수영(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