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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김치버스, 김치를 이고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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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05.

해외에서 대한민국을 소개할 기회가 온다면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 영문으로 된 관광책자나 전통공예품 등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음식이다. 김치 한 가지로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 전역에 알린 ‘청춘’을 만났다. 글로벌 김치 버스 류시형.

청춘의 김치버스, 김치를 이고 달리다

- ‘블라디보스토크’부터 ‘앨라배마’까지 -



 

해외에서 대한민국을 소개할 기회가 온다면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 영문으로 된 관광책자나 전통공예품 등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음식이다. 김치 한 가지로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 전역에 알린 ‘청춘’을 만났다. 글로벌 김치 버스 류시형.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서.

류시형과 함께 촬영한 김승민, 조석범은 400일을 함께 한 김치버스 팀원 류시형

 

 

흔히 여행을 떠나려면 흔히 돈, 시간, 친구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한다. 류시형 김치버스 대표에게 있어 여행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요리, 친구, 소통이었다. 그는 2명의 후배들과 팀을 짜서 2010년 10월부터 무려 400일간 러시아를 시작으로 유럽전역, 미주 지역을 김치를 가득 실은 버스로 달리며 김치와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렸다. 대장정이 끝난 후 김치버스는 이듬해 남미와 일본 땅을 다시 누볐다. 한 번도 음식값을 받은 적이 없다. 자연히 수익도 없었다. 정작 요리를 하는 자신들은 비용이 빠듯해서 햄버거 한 개, 물 한 병 살 때도 수십 번 망설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힘든 일을 왜 하느냐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류시형 대표는 자신의 꿈은 김치버스이며, 꿈을 좇을 뿐이라고 답한다. 그의 꿈과 열정이 있는 김치버스를 찾았다.

 

 

 

* 배추김치 50kg 싣고 러시아로 떠나다

 

 

 

자신의 일처럼 장소섭외를 해준 유학생, 김치를 직접 담가준 교민, 숙소를 내준 주재원 등

‘김치버스 서포터’들의 사인으로 가득 찬 김치버스. 류시형

 

 

 

- 국가별 김치에 대한 반응이 궁금하다.

 

일단 일본이나 미국 등은 김치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참여가 적극적이고 질문도 많다. 동유럽은 한류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한국 요리라는 것 자체로도 아주 신기해한다. 신맛, 얼큰한 맛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지 처음 만난 김치라는 메뉴에 대해 거부감 없이 환영하는 분위기다. 외국인들에게는 물론 현지 교민들에게도 환영받았다. 이렇다 할 한국관련 행사가 없었던 지역에서는 축제 분위기였다.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행사를 마친 후의 여운을 고스란히 담은 기념촬영. 류시형

 

 

 

- 400일 동안 김치는 어떻게 공급했나

 

여행 중간에 한국에서 보내주거나 교민들의 도움으로 그때그때 담그기도 했다. 모스크바 한국문화원에서 행사 전에 배추 100포기를 사다가 직접 담은 적도 있다. 우리가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입맛을 맞추기 위해 김치 자체를 변형시키지는 않았다. 김치버스를 한번이라도 만나본 외국인이라면 ‘한국의 김치는 이런 것이구나.’라고 제대로 알고 갔을 것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도 여전히 인기 있던 김치버스.  류시형

 

 

 

- 특히 인기 있었던 메뉴를 꼽자면

 

이탈리아 로마 근교의 포도주 양조장에서 진행한 행사장에서 만든 김치피자. 김치를 토핑으로 얹는 것이 아니라 피자 도우에 김치소스를 발라 구웠더니 현지인들이 ‘맛이 강하지 않고 피자의 느끼한 맛은 잡아주는 독특한 메뉴’라고 칭찬해줘서 으쓱했었다. 콩과 고기 등을 넣어 먹는 멕시코 음식인 브리또에 김치를 넣은 ‘김치 브리또’도 우크라이나 키예프 외국어 대학교, 프랑스 마르세이유 대로변, 미국 보스턴 야구장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인기가 높아 빼놓을 수 없다.

 

 

 

 

러시아를 거쳐 유럽을 누빈 후에 뉴욕과 필라델피아를 거쳐 피츠버그까지,
미국 전역을 달린 김치버스.  류시형

 
 

- 김치버스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219일 동안 유럽으로 무전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3만원으로 환전한 26유로, 편도티켓, 그리고 배낭 하나 메고 공항을 떠났는데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현지에서 각국 친구들과 요리를 해서 나누니 말이 통하지 않아도 정이 쌓였다. 이것이 발전해서 김치버스가 탄생한 것이다.

 

 

- 떠나기 전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쳤는지

 

3년 동안 100번도 넘게 후원사에게 퇴짜 맞을 만큼 무모하고 준비도 미비했다. 예행연습 차원에서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에 참여했는데 우리의 맹점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팔도의 다양한 김치를 지원해주셔서 김치버스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더 늦어지면 안 되겠다며 고민할 무렵 1억5000만원의 예산이 확보되었다.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지만 무작정 배를 타고 꿈에 부풀어 김치 50kg을 싣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났다. 비록 도착한 첫날부터 김치버스가 세관에 묶여 악몽이 시작되었지만 말이다(웃음).

 

 

 

* 영리 목적의 김치버스 운영해, 비영리 김치버스 계속 운영할 것

 



퀸즈데이 축제가 한창이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김치버스 곁을 떠날 줄 몰랐던 재미있는 분장의 청년들. 류시형



- 가장 힘들었던 점은

 

요리하는 것은 힘든 줄 몰랐다. 다만 차가 고장 나면 정말 절망스러웠다. 고치는 비용부터,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연타로 차에 있는 물건들을 도둑맞았을 때도 힘들었다.

 

 

- 김치버스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영국 런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장에서 박지성 선수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 개막식 행사장에서 김연아 선수를 만나 김치를 전달하려 했는데 쉽지 않았다. 대신 우리가 들고 있는 김치를 보고 다른 나라 선수들이 관심을 보여 즉석 홍보행사를 하기도 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정말 유명한 선수들이었다고 한다.

 

 

- 김치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얻은 개인적으로 얻은 소득은

 

‘김치버스’라는 브랜드 가치. 그리고 ‘류시형=김치버스’라는 인정. 김치버스로 맺은 수많은 인연들. 다음 김치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자신감.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강의와 저술활동을 병행하며 광진구 아차산로에 있는 쇼핑몰 커먼그라운드 광장에서 영리 목적의 김치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요즘은 멕시코 대중 음식인 케사디아에 김치를 어울리게 넣은 ‘김치 케사디아’가 인기다. 여기서 생기는 수익으로 다음 김치버스 프로젝트를 기획할 예정이다. 그러니 김치버스는 앞으로도 계속 달릴 것이다. 

 

 

- 작성자 : 문화포털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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